권부문
Boomoon
권부문 신작 사진전 <가까이서 멀리서>는 2개의 독립된 공간에 2종류의 시리즈 작업을 보여준다.
<가까이서 멀리서>는 어떤 대상을 만나 “사진적 호흡”으로 이미지를 구현하는 작업 방식과 아울러 대상 앞에서 부분과 전체를 한 순간에 읽어내는 눈과 정신의 능력을 환기시키는 전시이다. 인간의 흔적이 없는 광활한 자연을 모티브로 삼는 권부문에게 “풍경”이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봐내는 사람에 의하여 드러나는 현상이다. 그 현상은 결코 정지된 것이 아니며 무수한 조건들, 시간, 빛, 기후 등에 의하여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 가운데서 “풍경”을 만나 그를 호흡하며 표현하는 사진 찍기라는 행위를 통하여 이미지를 향하여 다가가는 것을 작가는 “사진적 호흡”이라고 부른바 있다.
빙하와 유빙들이 있는 대형 풍경 작품들은 “북풍경/ Northscape” 시리즈에 속하는 것으로 2000년 이래 작가가 일관되게 작업해온 얼어 붙은 땅의 풍경이다. 작가에게 북(北)은 지리적 방향일 뿐 아니라 삶과 작업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을 의미한다. 고립과 침묵의 장소에서, 익숙한 기준과 습관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빛과 형태를 경험하는 가운데 만난 북풍경은 시원(始原)의 고요함으로 충만하다. 목전에서 지평선까지 펼쳐진 광활함 속의 무수한 디테일들을 극명하게 담아낸 대형 (180x240cm) 이미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작가가 섰던 자리에 서서 풍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상관관계를 체험하도록 하며 그 일부가 되는 경험에 초대한다. "나의 작업에서 사람의 자리는 이미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섰던 그 자리, 바로 이미지 앞이다. 그 자리는 거기 서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는 자리다." 권부문의 작품은 관객 스스로 현재에 존재하는 방식으로서 광활함을 경험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폭포/Warterfall" 시리즈는 어둠과 빛, 나타남과 사라짐의 경계 상에 있는 물의 새로운 “풍경”이다. 작가가 굉음과 물보라 속에서 얻어낸 물줄기가 산산이 분사되는 순간의 이미지는 지각의 한계 밖에 있는, 카메라만이 봐낼 수 있는 이미지로 “불완전한 인간의 시각을 보완해 주는 카메라와 함께 본다”는 작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폭포라기 보다는 폭발하는 물은 어떤 형태에나 적응하고 늘 낮은 곳으로 흐르는 순응하는 물의 이미지와는 정 반대로 무서운 에너지를 표출하며 육박해오는 기립한 물의 이미지이다.
English
Boomoon's new photo exhibition
The large-scale landscape works with glaciers and drift ice belong to the “Northscape” series and are landscapes of frozen land that the artist has consistently worked on since 2000. For the artist, North is not only a geographical direction, but also a new direction in life and work. In a place of isolation and silence, experiencing new light and form that compels us to abandon familiar standards and habits, the northern landscape is filled with the tranquility of the beginning. The large-scale (180x240cm) image, which clearly captures countless details in the expansiveness that extends from the eyes to the horizon, invites the audience to stand where the artist stood and experience the correlation of various elements that make up the landscape, and to become a part of it. "In my work, the place of a person is not in the image, but the place where I stood, right in front of the image. That place is open to all who want to stand there." Boomoon's works allow the audience to experience vastness as a way of existing in the present.
The “Waterfall” series, unveiled for the first time in this exhibition, is a new “landscape” of water on the border between darkness and light, appearing and disappearing. It is an image that can only be captured by a camera, which is outside the limits of the world, and reminds us once again of the artist's position of "seeing with a camera that complements the imperfect human perspective." Rather than a waterfall, exploding water adapts to any form. Contrary to the image of water that adapts and always flows to a lower place, it is the image of standing water that approaches and expresses terrifying ener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