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배리

Robert Barry


Beyond Circle and Square

로버트 배리(Robert Barry)는 1960년대 초 미술관과 갤러리 같은 전통적인 전시 공간과 미술의 재료에서 벗어나, ‘개념’을 미술 작품의 핵심적인 본질로 강조한 ‘개념미술’을 주도한 선구적인 작가이다. 그의 예술적 여정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지며, 개념미술의 비물질성을 구현한 다양한 표현 방식의 실험적인 작품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표해왔다. 로버트 배리의 작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2018년 갤러리신라(대구)에서 열린 첫 개인전을 기점으로 한다. 이 전시 이후 작가의 작품 세계는 갤러리신라가 기획한 여러 개인전과 아트 페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보였고, 이는 한국과 아시아권의 관객들에게 개념미술의 깊이와 지평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로버트 배리의 작품은 물질적 형체를 떠나 언어, 생각, 시간과 공간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반송파 시리즈 Carrier Wave Series (1968)>와 <불활성 기체 시리즈 Inert Gas Series(1969)>, <정지된 스틸 디스크 Steel Disc Suspended (1968 – 2021)>, <골드 링 Gold Ring(1968 – 2021)> 같은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사유를 자극하는 힘이 있다. 그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예술적 경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이번 2024년 신라갤러리 서울에서 진행되는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에서는 갤러리 외벽 유리창 세 곳과 1층 전시장 바닥 설치 작품, 그의 알려진 벽 단어 설치 작품뿐만 아니라 2023, 2024년에 제작된 신작 15점이 같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 제목 “Beyond Circle and Square"는 그의 작품을 동양의 전통사상과 접목하여 해석하고자 한 것이다. 동그라미와 사각형은 동양의 우주론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둥근 우주는 천체의 별자리가 둥근 원 안에 들어오며, 사각형은 사방위를 상징하며 우리가 사는 지상을 개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로버트 배리에게 ‘원과 사각형’은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넘어 그의 사유와 개념을 담는 그릇으로서, 개념미술의 영역 확장을 탐구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단어는 삶에서 직면한 감성과 사유의 에센스를 축약하고 있다. 단어들은 삶의 의미, 삶의 복잡성, 삶의 의문을 지시하며,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PASSION, ALONE, SECRET, ENJOY, WHERE, INCOMPLETE…’와 같은 단어들은 이성적 틀에서 벗어나 감성의 진지한 성찰을 유도한다. 관객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고,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nglish

Robert Barry, a pioneering figure in the conceptual art movement, has had a profound impact on the art world since the early 1960s. His work emphasizes the 'concept' as the core essence of artwork, moving beyond traditional exhibition spaces and conventional materials to embody the immateriality central to conceptual art. Over his prolific six-decade career, Barry has continuously expanded the boundaries of artistic expression, presenting experimental works across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Barry's introduction to the Korean and broader Asian art scenes began with his inaugural solo exhibition at Gallery Shilla in Daegu in 2018. Since then, his works have been showcased in various exhibitions and art fairs organized by the gallery. His art explores immaterial elements such as language, thought, time, and space, with iconic works like the Carrier Wave Series (1968), Inert Gas Series (1969), Steel Disc Suspended (1968–2021), and Gold Ring (1968–2021) transcending visual aesthetics to stimulate philosophical and conceptual contemplation. These efforts have deepened the understanding and appreciation of conceptual art among audiences in Korea and beyond.

The 2024 solo exhibition at Gallery Shilla in Seoul presents a comprehensive selection of Barry’s work. It includes his renowned wall word installations, pieces displayed on the gallery’s exterior windows, a floor installation in the exhibition space, and 15 new works from 2023 and 2024. In Eastern cosmology, circles represent the universe and celestial bodies, while squares symbolize the earthly realm with its four directions. For Barry, these shapes transcend their geometric forms to explore the extension of conceptual art. His use of words captures the core of emotions and thoughts experienced in life, with terms like "PASSION," "ALONE," "SECRET," "ENJOY," "WHERE," and "INCOMPLETE" prompting deep introspection and encouraging viewers to explore new perspectives on fundamental questions about human exist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