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영
Park Doo Young
갤러리신라 대구에서는 2023년 6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박두영(Park DooYoung,1958~)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활동을 처음 시작했던 1980년대 초반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동안 작업실 화재나 기타의 사정으로 유실되거나 훼손된 것들을 오랜 기간 수복, 재현한 종이작업들(7점)과, 리프린트한 사진작업들(10점)이 출품될 예정입니다.
작가는 청년 시절 ‘미술은 무엇이며 왜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종이나 사진 작업으로 제작하여 발표했습니다. 작가는 이 시기에 비트겐슈타인, 넬슨 굿맨, 붓다, 노장(老莊) 등 동서양의 사상을 접하고 알게 되면서 ‘세계가 마음에서 나오고 마음은 언어에 지배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 태도로 동시대의 개념주의 미술이나 전통의 인문 가치에 깊이 공감하였으며, 앞선 미술을 돌아보고 평가하여 스스로의 가치로 내재화 하는 것이 미술의 길이며 작가의 역할이라고 믿었습니다.
전시된 종이작업들은 1. 물리적 양괴(量塊)가 없이 텍스트(개념)만으로 이루어진 조각, 2. 이미지를 감추고 언어 개념만으로 제안된 바다 풍경, 3. 이미지에서 기호를 추적하는 의식 작용, 4. 정보 매체 또는 지성의 도구나 자본주의 소비재로서의 페티쉬를 표시하는 기호(記號) 장치로서의 [페이지45] 등이 있고, 사진 작업으로는 1. 미술 가치를 실존적 수행의 결과물로 실험한 것, 2. 이미지에 연결된 언어와 마음의 문제를 제기한 작업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수(數)개념’ 같은, 감각적 대상에서가 아닌 ‘마음의 속성’에서 비롯한 정신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들도 있는데, 모두 미술 사고의 바탕이 되는 인식 기제와 판단 주체로서 작가적 탐구심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2년 이후 박두영 작가는 보색 배열이나 줄무늬 패턴을 반복하는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인 조형 가치나 이념성, 이미지의 서사에 의존함이 없는 매우 중성적인 화면을 가진 그림들입니다. 너무 단순해서 함의를 바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지만 작가는 적어도 30년 이상 이 작업에 분투하고 있습니다.
제출된 작품들은 작가의 ‘초발심(初發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있어 오늘의 회화가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 작업들을 통해 1980년대의 시대정신과 더불어,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거점인 대구 지역에서 활동한, 이른바 [’70년대 현대미술제 이후세대]의 고뇌와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의미도 있습니다. 많은 관람 바랍니다.
English
Gallery Shilla Daegu is pleased to present a solo exhibition of Park Doo Young (1958~) from June 1 to June 30, 2023.
The exhibition consists of works from the early 1980s, when the artist first began his career, and will feature paper works (7 pieces) and reprinted photographs (10 pieces) that have been restored and reproduced over a long period of time about damaged works due to a fire in the studio or other circumstances.
As a young man, the artist presented fundamental issues such as ‘what is art and why’ in paper or photographic work. During this period, the artist encountered Eastern and Western ideas such as Wittgenstein, Nelson Goodman, Buddha, and Lao Zhuang, and came to know that ‘the world comes from the mind, and the mind is dominated by language’. With that attitude, he deeply sympathized with contemporary conceptual art and traditional humanistic values and believed that the path of art and the role of an artist was to look back on and evaluate advanced art and internalize it as one's own value.
The paper works on display include 1. Sculptures made up of only text (concepts) without physical mass(量塊), 2. Seascapes proposed only with language concepts while hiding images, 3. Consciousness that traces symbols in images, 4. [Page 45] as an information medium or a tool of intellect or a sign(記號) device that displays a fetish as a capitalist consumer product. As for photographic work, 1. An experiment with the value of art as a result of existential performance, 2. Works that raised issues of connected language and mind in an image. Among them, there are works that confirm the mental value derived from the 'property of the mind' rather than from the sensory object, such as the concept of ‘Su(數)’, all of which show the artist's curiosity and will as the recognition mechanism and judgement subject underlying art thinking.
Since 1992, Park Doo Young has been working on paintings that repeat complementary color arrangements and striped patterns. These are paintings with very neutral screens that do not depend on traditional formative values, ideologies, or narratives of images. It is so simple that it is not easy to read the implications right away, but the artist has been struggling with this work for at least 30 years.
The submitted works show the artist's ‘initial mind(初發心)’. The artist says that today's painting exists because of these things. Through these works, it is also meaningful to get a glimpse of the spirit of the times in the 1980s, as well as the anguish and reflection of the so-called [generation after the '70s Contemporary Art Festival'] who were active in Daegu, an important hub of Korean modern art. We hope to see many.